주일 오전, 저는 경기도 시흥시 배곧에 위치한 아름다운 배곧성당을 찾았습니다.
고요함과 빛이 머무는 이 성당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이 스며든 공간 그 자체였습니다.
성당 외부에 들어서면 먼저 반겨주는 것은 성모님의 동상입니다. 화사한 꽃과 초록빛 소나무가 어우러진 정원 안에서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시는 성모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성모 성월’의 분위기가 가득한 이 공간은 마치 천국의 뜰처럼 느껴졌습니다.
이어 마주한 황금빛 레오 14세 교황 님의 동상은 무언의 축복을 주시는 듯 손을 들어 인사하고 계셨습니다. 순례하듯 성당을 한 바퀴 천천히 돌며 내부로 들어가면, 눈을 사로잡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스테인드글라스입니다. 초록, 파랑, 보라빛이 어우러진 창은 마치 하느님의 빛이 우리를 감싸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 아래에서 기도하면, 말로 다 표현 못할 위로와 평화를 얻게 됩니다.
성당 내부는 흰색과 금빛이 어우러진 고딕풍 제대와 감실이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으며, 조용히 성체조배 중인 신자들의 모습이 더해져 그 거룩함을 더욱 깊게 느끼게 합니다. 감실 앞에 자리한 “파울로 2세 최대(PAVLVS II MAXIMVS)” 문구는 교황님의 성덕과 헌신을 다시금 되새기게 했습니다.
한쪽에는 성수대가 놓여 있는데, 그 안에는 기도를 담은 돌들이 담겨 있습니다. 성수를 찍으며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가게 하소서’라는 기도를 올리는 이 작은 행동이, 하루를 정결하게 시작하게 해줍니다.
성당 안에 카페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경기도 시흥시 배곧성당 1층에 위치한 카페 공간을 소개해 드립니다. 이곳은 단순한 카페 그 이상, 신자와 방문객 누구에게나 쉼과 묵상의 여유를 선사하는 공간입니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제일 먼저 시선을 끄는 건, 천장 높이까지 시원하게 트인 통유리 커튼입니다. 은은하게 쏟아지는 햇살이 실내를 포근하게 감싸고, 하얀 레이스 커튼이 마치 성모님의 망토처럼 공간 전체를 감싸주는 듯합니다.
의자와 테이블 하나하나도 아기자기하게 배치되어 있어, 혼자 책을 읽거나 기도문을 펼쳐 앉기에 딱 좋은 구조입니다. 흰색과 오렌지 계열의 소파는 세련되면서도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고, 벽면을 따라 놓인 푸른 식물들은 생명력과 평화를 상징하는 듯합니다.
중앙에는 커피 머신과 바리스타 도구들이 정갈하게 정리된 키친바가 있고, 셀프 운영 공간이지만 커피와 간식이 정갈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간단한 스낵류와 음료는 소정의 비용으로 구매 가능하며, 판매 수익은 성당의 사목활동이나 선교에 사용된다고 하니, 더 의미 있게 느껴집니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신 분들도 편하게 쉬어갈 수 있도록 쿠션감 좋은 의자가 여유롭게 배치되어 있고, 실제로 몇몇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성당 미사 전후 이곳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조용히 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TV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 미사 화면이 송출된다는 점인데요, 이는 특히 노약자나 아이들과 함께한 부모들에게 큰 배려로 다가옵니다.
천장을 올려다보면 예술적 감각이 돋보이는 조명 장식이 있습니다. 구름을 형상화한 듯한 조형물은 마치 하늘나라의 평화를 상징하듯, 공간 전체에 부드럽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해줍니다.
⛪ 배곧성당 미사시간 안내
※ 2025년 6월 기준, 아래 시간은 성당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니 꼭 성당 사무실에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 주일미사
오전 6시, 9시, 11시, 오후 6시 30분 - 평일미사
오전 10시 (월~토), 오후 7시 30분 (수요일) - 고해성사
주일미사 전후, 또는 사무실 신청 가능
💡 배곧성당의 소중한 의미
배곧성당은 단지 예배를 드리는 공간이 아닌, 기도와 묵상, 성찰과 치유가 이루어지는 거룩한 쉼터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마음을 내려놓고 하느님 앞에 잠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작의 용기를 줍니다.
가까운 시흥, 안산, 인천, 송도 지역에 계신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찾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아이들과 함께 가족 미사에 참여해도 좋은 분위기이며, 사진 속 공간 하나하나가 기도와 사랑으로 가득합니다.